일상의 풍경이 참 많이 바뀌었다. 지하철 안에서, 카페에서, 길거리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그런데 그 화면 너머에 담기는 것들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사진 찍기가 일상이 된 지 오래지만, 그 사진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얼마나 자각하고 있을까.

어느 날 눈에 들어온 기사 하나가 오래도록 머리에 남았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카메라 등으로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이른바 ‘몰카’ 범죄는 해마다 수천 건씩 발생한다고 한다. 숫자만으로도 놀랍지만, 더 충격적인 건 그 피해가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진 한 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크게 흔들어 놓을 수 있는지,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수많은 사례를 통해 목격해 왔다.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치부되던 행위가 이제는 명백한 범죄로 인식되고, 법적 처벌도 강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우리나라 법체계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카메라등이용촬영죄’라는 이름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단순한 촬영뿐 아니라 그 영상물을 유포하는 행위까지 엄격히 다루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이 몇 가지 있다. 나는 이 문제를 단계별로 나누어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 인식의 변화다. 몇 년 전만 해도 몰카 범죄는 ‘남의 일’처럼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미투 운동 이후 사회 전반에 걸쳐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런 행위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중대한 인권 침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특히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촬영이 쉬워진 만큼, 그에 따른 윤리 의식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두 번째, 법과 제도의 정비다. 법은 사회의 인식 변화를 따라간다. 최근에는 처벌 수위를 높이고, 촬영물의 유포 행위를 별도로 처벌하는 등 법적 장치가 더 촘촘해지고 있다. 하지만 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가 용기를 내어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과,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전문적인 법률 자문이 필요하다면 카메라촬영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곳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기술과 개인의 책임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좋아질수록, 몰래 촬영을 감지하는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 설치된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과 별도로, 시민들이 직접 불법 촬영을 의심되는 기기를 발견하고 신고하는 캠페인도 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각자가 사진을 찍는 행위에 대해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타인의 동의 없이 담기는 순간, 그 사진은 더 이상 ‘기록’이 아니라 ‘침해’가 된다.
사실 나는 평소 지식재산권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블로거라, 이런 사회적 이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내 사진이 타인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개인의 초상과 관련된 권리, 즉 퍼블리시티권 같은 개념도 결국은 이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법적 처벌이 중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사회가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일일 것이다. 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 차이는 단 한 번의 셔터 소리에서 갈린다.
결국 이 문제는 특정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일상의 문제다. 스마트폰을 꺼내는 순간, 잠시 멈추어 생각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타인의 몸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기는 일, 그것이 얼마나 큰 폭력인지 우리는 이제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사진을 찍기 전에 한 번 더 주위를 둘러보려 한다. 그 작은 습관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